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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트롤로 살지 않아도 된다

wizmusa 2022. 8. 2. 00:58

최근 들어 이삼십대 청년 남자 사이에 단순히 일베 추종이라고만 설명하기 힘든 반사회적 움직임을 설명하는 키워드를 하나 접했다.

 

트롤

 

불특정다수가 즉석으로 구성한 팀 대 팀 싸움을 하는 AOS라는 장르에서 게임사가 오래 전부터 고심해온 문제라고 한다. 고의로 싸움에서 지는 악행과 악행을 벌이는 이를 '트롤'이라고 부른다. 게임 문외한 입장에서는 이해가 쉽게 가지를 않는다. 게임에서 지면 자기 기록도 나빠지건만, 오로지 우연히 한 편이 된 사람을 골탕 먹이겠다는 목적 하나만을 위해 일부러 자폭하는 행위에서 대체 어떤 합리를 찾을 수 있을까?

돌이켜 보니, 게임 밖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사례들이다. 두각을 보이는 형제자매, 심지어 자식을 괴롭히는 가족은 찾아보면 꽤 나온다. 결국 좌절하고 주저앉은 모습을 보며 비웃어야 비로소 직성이 풀리는 사람 같지 않은 존재가 드물지 않다. 보통 질투 같은 감정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흔한 감정이다. 그러나 재수없다며 얼굴을 보지 않거나 땅에 돌무더기가 많다며 굳이 흠을 잡는 정도가 아니라, 사촌이 새로 산 땅에서 짓는 농사를 몽땅 망치겠답시고 제 논에 들어갈 물은 신경 쓰지 않은 채 동네 보를 무너뜨리는 짓은 우리 사회가 감당하지 못할 사안이다. 몇 년이 걸려도 복구하지 못할 정도로 마을 전체가 나락에 빠질 위험이 크다.

대개 사회는 구성원을 불행하게 하는 반사회적인 범죄를 단죄하고 예방하며 더욱 발전해야 한다. 젊은 세대가 좌절을 딛고 구습에 대적하여 승리를 거둘 때마다 인간 사회는 건강하게 발전한다. 문제는 젊은 세대가 올바른 소망을 가졌는지 여부인데, 친일부역자와 독재정권부역자가 주류언론을 휘어잡으면서 젊은 세대에게 그릇된 기준만을 내세운 후로 우리 사회에서 갈등은 커져만 갔다. 남자 대 여자 대결구도를 만들어 얼마 되지 않는 부스러기를 남자에게 모는 척하고, 수도 대 지방 혹은 도시 대 지방 대결구도를 만들어 역시 별것 없는 부스러기를 수도권과 몇몇 도시에 몰아주는 척하는 속임수가 어느새 국민들의 가치관을 오염 시켰다. 남자로 산다고 하여 로마 귀족처럼 향락에 취하지 못하고, 서울에 산다고 하여 낙원을 누리는 게 아닌데, 찌질한 우월감에 놀아나는 바람에 우리 사회 구성원 중 하나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려 디디고 올라서라고 꼬드기는 인간말종 기득권과 기성언론에게 놀아나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출처: 한국노동연구원 월간노동리뷰 2019년 2월호

그 바람에 2022년 이삼십대 청년 남자 중에는 반사회적인 욕망을 꿈꾸는 부류가 상당하다. 이들은 과거 독재정권 시기가 나았다고 강변한다.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그 시절에는 빈부격차가 적은 편이라서 그럴 수는 있다. 그런데 독재정권을 계승한 정당이 국가자산을 민영화, 사유화를 꾀하며 벌이는 짓은 빈부격차를 줄이는 정책인가? 그 반대다. 돈 나올 구멍을 차고 앉아 자격 없이 이웃을 부리며 놀고 먹겠다는 속셈들이다. Again 1980? Again 1990? 2000년이면 적당한가? 과거회귀로는 답이 나올 수가 없다.

 

더불어 '82년생 김지영'을 악마화해 봐야 결혼을 포기하며 출산을 포기하는 추세를 막지는 못한다. 누가 이미 알려진 불구덩이로 굳이 들어가겠는가? 여건도 희망도 없는 상황에서 결혼과 출산은 멍에가 될 뿐이다. 아마 '이삼십대 청년 남자 중에는 반사회적인 욕망을 꿈꾸는 부류' 중에는 한국이 여성성기절제를 하거나 주로 여성 구성원에게 저지르는 명예살인 따위를 하는 사회로 퇴보하면 카스트 제도의 중상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악의적인 망상을 하는 인간 쓰레기가 있을 것이다. 아니, 카스트 제도에서 중상위를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남들이 잘 되는 꼴을 보지 않아도 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대체 누가 이들에게서 희망을 앗아갔을까?

 

기성세대 중 기득권자이다.

정당, 언론, 공공기관, 대기업으로 다시 눈을 돌려 보자. 의사결정권을 쥐고 있는 부류가 그들이다. 목표를 잘못 잡으면 해결이 요원하다. 기껏해야 트롤짓 밖에 못한다. 반면 그들은 손해를 보지 않는다. 하청업체 사원을 두고 승진을 못 시켜도 누락은 시킨다며 겁박을 하는 임원, 하청업체 사원이 이직을 한다니까 해당 업체를 협박해서 이직을 무산시키려던 임원을 나는 직접 겪었다. 그들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지 않고 금세 잊는다. 겁박을 했던 하청업체 사원들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걸고 일을 시켰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도 어느새 짐을 싸서 나가긴 했다. 그래도 한동안 더 임원 노릇, 대표 노릇을 하고 살았다. 저 부류의 조무래기들도 그런 게 가능했다.

 

이 사회에서 그런 부류, 그보다 높은 곳에서 노는 부류들이 시스템을 농락하고 파괴하며 자원을 얼마나 독점하는지 감시하고 정당하게 쟁취할 것은 쟁취해야 최대 다수가 인간적인 삶을 누리는 게 가능하다. 부스러기를 두고 싸워봐야 결혼과 출산 모두 언강생심인 빈곤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들이 '이웃의 몫을 빼앗아' 테슬라와 메르세데스와 페라리를 전부 가져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이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렇게 얘기를 해도 여전히 여자를 자빠뜨려서 한 세상 편하게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인간 쓰레기가 있을 것이다. 인간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고 더러운 목적 또한 이루지 못하는 망상을 그만 하라는 취지로 이슬람 사회 얘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샤리아법 아래 살고 있는 여성의 삶은 어떨까? - BBC News 코리아

서로 다른 나라에서 샤리아법 아래 살아온 여성 5명이 자신의 경험을 털어놨다.

www.bbc.com

비교적 부유한 나라와 가정에서는 이슬람교의 율법 아래에서도 여성이 꽤 자유롭게 잘 산다. 여성을 억압하고 심지어 여성성기절제나 명예살인을 일삼는 사회를 보면 지지리도 못 사는 나라가 태반이다. 대체로 빈부격차가 너무 심해서 국민 태반이 가난하다. 종교보다는 경제적인 문제가 희망을 뺏고 약자를 만들어 억압하며 이도 저도 안 되면 트롤이 되게 한다고 본다.

 

아래 기사를 보면, 한국의 빈부격차는 상당히 심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5100만 인구 중 17%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전 빈곤층에 속했다고 한다. 자력으로 빈곤을 벗어나기 힘들고 부모 잘 만나는 것도 능력이라는 비아냥이 이곳 저곳에서 들리는 사회에서 젊은 세대가 건전한 희망을 키우기는 힘들다.

 

'오징어 게임'에 드러난 6가지 현실 - BBC News 코리아

많은 해외 시청자들은 전보다 한국의 사회 문제를 더 확실히 알게 됐다.

www.bbc.com

그러니, 뭔지 모를 코인으로 한탕 하려고 하고 부동산 광풍에 빚을 지며 몸을 싣다가 여의치 않으면 결국 트롤이 되고 만다. 인간이 각자도생만 추구했다면 지금의 문명을 이룰 수 있었을까? 구석기나 다루던 시대에 신체가 지닌 물리력이 훨씬 센 다른 유인원이나 맹수에게 멸종을 당했을지도 모른다. 사회적 동물로서의 대안이 시간을 들일지라도 유일하고 확률이 높은 해결책이다. 전국민이 수영장 딸린 저택을 가질 방법은 없겠지만 원하는 형태로 가정을 이루며 하하호호 웃으며 사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 적어도 한국 사회는 그 정도는 가능한 부를 가지고 있다.

 

부를 틀켜 쥐고 이를 부당하게 더욱 공고히 하려는 저들은 사회의 자원을 독점하는 데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 아주 단순하다. 막힐 때까지 빼앗아갈 뿐이다. 욕심에는 끝이 없다. 다행스럽게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기준을 만드는 건 의견을 투표로 표출하는 다수이다. 다만 간접민주주의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으므로, 기득권을 흔들려면 기득권에서 철저히 벗어나되 사회 구성원을 두루 위하는 상식적인 선택을 해야 충격을 줄 수 있다. 그래야 기득권도 kibun이 상하지 않고 다시 선택 받을 정책을 내세우게 된다. 사회 구성원 과반수 이상이 놀라울 정도로 새로운 기준에 만족하는 자원 분배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우리가 사는 이 사회의 이웃을 억누르려는 유혹을 이기고 타성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된다. 365일 내내 그럴 필요도 없다. 투표날만 그러면 된다. 정말 쉽다.

 

영웅이 되지 못해 트롤이 되는 게 아니라, 나만 영원히 패자로 남기 싫어 트롤이 되는 거라고 본다. 처음부터 트롤이 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영원히 트롤로만 남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그렇지 않다. 인간 사회가 LOL과 달라져서 트롤을 양산하지 않으려면 기득권자가 아니라 플레이어인 국민이 나서서 자원을 분배하는, 달리 말해 사회구성원으로서 평가 받는 기준을 현실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끝이 없는 탐욕에 휩쓸린 기득권을 피하여 완벽하지는 않지만 공중부양 따위는 외치지 않는 적당하게 상식적인 대안 정치인에게 힘을 실으면 되는 일이다. 커뮤니티 게시판, 카톡방이 아니라 우리 동네에서 지금 열심히 뛰어다니는 사람을 찾는 게 최선인데, 그 정도로 시간을 들이기가 힘들다면 공약을 잘 지키고(예: http://manifesto.or.kr/) 강력범, 조세범, 병역사범이 아닌(선거공보만 봐도 됨) 후보만 골라도 어마어마한 효과를 얻는다. 시간이 좀 더 난다면 정당에서 저런 범죄자를 공천했을 때에 비판을 해도 좋겠으나, 나도 해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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