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한 아파트 관계자는 “설치 후 ‘경비실이 에어컨을 너무 오래 트는 것 같다’는 민원이 여러 건 관리사무소에 접수됐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1894년 갑오경장으로 반상제도는 없어졌으나 어떤 사람들 머리 속에는 여전히 남은 모양입니다. 가구당 부담액은 340원 정도에 불과했는데도 뭐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기껏 동대표회의씩이나 열면서 경비원들에게 비용을 청구했습니다. 경비원 8명은 약 2만원씩 돈을 모아 전기료를 납부했는데, 노랭이라며 욕을 좀 먹었는지 해당 아파트는 다시 입주민 부담으로 변경했다고 합니다.

 

"에어컨? 차라리 달질 말지" 계량기 감시에 경비원 한숨

서울 최고기온이 32도를 기록한 지난 6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 A씨가 한 평(약 3.3㎡) 남짓한 경비실에 들어섰다. 내부는 더욱 후덥지근했다. 벽 위쪽으로 지난해 봄 설치된 벽걸

news.v.daum.net

저 아파트 주민들이 정말 340원이 없어서 저런 짓을 벌이지는 않았을 겁니다. 제 추측으로는, 감히 '아랫것'이 시원하게 있을 생각을 하니 배알이 꼴렸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못된 심보가 지능을 떨어뜨리니, 에어컨 찬 바람에 빨리 기운을 차린 경비원이 본래의 업무에 열중할 수 있다는 쪽으로는 도무지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맙니다. 고작 kibun 문제로 자신이 속한 조직과 커뮤니티와 나아가 우리 사회를 각박하게 만든 꼴입니다. 

 

모두가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실력 행사 외에 다른 길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경비원을 얼마든지 등쳐 먹을 수 있다고 판단하기에 저런 짓을 하지만, 만약 에어컨을 틀지 못하게 했을 때에 단체로 시위를 할 게 뻔하다면 저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그건 또 불편하고 번잡하거든요. 얄팍하고 명징한 의사결정 근거입니다. 시위는 빨갱이나 하는 거라고 거품을 물을 사람들이 있긴 합니다. 수십 년 간 기성언론이 나팔을 불어 굳어진 관념을 제가 말 한두 마디로 뒤엎을 방도는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습니다. 싸가지 없이 각박한 짓을 했다가는 시위 역풍 같은 걸 맞을 거라는 공감대를 형성한 사회는 행복할 것입니다. 경비원은 에어컨 바람을 쐬며 얼른 회복할 수 있고, 아파트 주민은 꼴랑 kibun 따위가 나쁠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반응형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