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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천 시'라는 말을 몰라 외국 어딘가 장소로 여긴다든가 하는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모바일과 인공지능 혁명으로 사전 찾기가 그 어느 때보다 쉬워진 시대가 된지 오래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사전을 잘 찾지 않는군요. 공교육 탓을 또 하게 되기도 합니다. 물론 100% 숙지는 불가능합니다. '우천 시'를 모르는 사람이 아웃라이어일 수도 있겠습니다. 인터넷 세상이라 예전에는 묻혔을 목소리가 부각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우천 시'를 '비가 올 때', '비 오는 날씨'로 바꾸기에는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비'라는 어휘는 보슬보슬 오는 이슬비, 오락가락하는 가랑비, 갑작스레 오는 소나기, 주룩주룩 내리는 장맛비 등 다양한 비를 모두 지칭하기 때문입니다.
- 우천으로 경기가 열리지 못하다.
- 골수에 찬비 꽂히는 우천 아래 울음마저 지워지고 가리어져, 억울한 가슴을 두드리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출처 <<최명희, 혼불>>
굳이 '우천'이라는 어휘를 쓸 때에는 작업이나 행사를 중단해야 할 만큼 꽤 많이 오래 내리는 비라는 의미가 보통 따라온다고 봅니다. 사전에는 '비가 내리는 날씨'정도로 나와 있어도 예문들을 보아서는 적지 않게 내리는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주로 쓴다는 취지를 알 만합니다. 아주 세차게 내리는 비를 '폭우'로 지칭하는 것보다는 불분명하긴 합니다. 그래도 https://www.google.co.kr/search?q=우천+시 용례를 살펴 보면 꽤 많은 사람들이 취소 조건으로서 사용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런 용례가 앞으로도 지속하길 바랍니다.
생각과 마음을 담아 오롯이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휘를 다양하게 쓸 줄 알아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습니다. 희로애락이라는 어휘와 욕설만으로는 마음과 논리를 글과 말로 제대로 옮기기 어려워서입니다. 프로그래밍조차 여러 가지 언어(C, Java, Python, ...)가 다양한 표현 형식으로 사람이 뜻한 바를 기계에게 풀어주고 있습니다. 업무를 넘어서 사람이 살아가는 전반을 묘사하고 오해 없이 공감하려면 어휘를 다채롭게 쓰는 편이 효과가 크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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