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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 교사보다 보수적인 직업이 얼마나 될까요? 완벽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전교조를 배척하고 교총에 휘둘리는 교사들을 보는 마음이 복잡합니다.

저는 교장이 배임과 횡령으로 사직한 이후에 그 동생이 교장이 되는 비리 사학 고교에 다녔던 터라 전교조를 비웃고 욕하는 선생만 봤습니다. 본받을 구석은 커녕 지금 법제로는 교도소에 갈 선생들이 싫어하는 존재라니 본 적은 없지만 싫지도 않았습니다. 반면 요즘 젊은 교사는 전교조를 잘 알든 잘 모르든 싫어하거나 아예 무서워서 알 생각을 안 하는 부류가 많아 보입니다. 기성언론이 부끄러움을 모르고 노조가 순백하지 못하다며 비난하는 짓을 수십 년 간 지속하는 나라이니 강박적으로 모범적이려는 경향이 강한 직업 집단에서는 일어날 수 있는 사태입니다. 결국 스스로를 갉아먹는 현실 외면입니다. 피하지 못해요.

선생님들이 전국적인 시위를 벌이면서 어떻게든 기존 시위와 차별화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여 짐을 두 배로 지는구나 싶었습니다. 결과가 따라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다만, 교사를 보호하려는 조례를 막은 정치세력이 누군지는 염두에 두어야 바라던 현실적인 성과를 얻어낼 겁니다. 그 조례를 막은 세력은 무슨 의도였을까요? 조례를 통해 교육부 파견 법무팀이 공정한 절차로써 개진상 학부모와 학생에 대항하게 되면 누가 손해를 볼까요? 지금은 유력자의 자제가 난리를 치면 교장, 교감이 그 자손을 보호했는데 앞으로는 그렇게 못하겠지요? '허드렛일이나 하는' 교사만 앞세워야 마약에도 손대는 유력자 자제를 보호할 테니 조례따위를 만들었다가는 관피아, 지방유지 등 유력자가 불편해집니다.

정치적인 해결을 추구하기 시작하면 교사가 분열이 될 수도 있겠지요. 연금 수령을 목전에 둔 교사일수록 보수적일 수도 있고, 태어나고 자란 지방에 따라 막연하게 빨갱이를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도 칼을 주러 왔다고 했던 인간 세상에 기계적이자 맹목적인 '한 마음 한 뜻'으로 과연 무엇을 이룰지 잘 모르겠습니다. 기존 유력자들이 계산기를 두들겨 허락하여 어영부영 나온 결과가, 비중은 다양하겠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아이들을 지키려 하는 선생님들의 뜻과 얼마나 부합할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내일 당장 법안이 나오지 않으면 실패라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별 수 없이 당하는 부분이 있으면서도 허허실실 최우선순위는 얻어내는 사례도 흔합니다. 이렇게 시작했으니 종종 지치더라도 서로 격려하며 답을 찾아가길 진정 바랍니다. 결국은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그런 선의가 있기에 이렇게 나섰음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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