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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는 상대방 입장을 온전히 알 때에 가능하다. 더군다나 가해자가 정보를 공개하기 커녕 도리어 교묘하게 숨기는 상황에서, 당사자가 아닌 주변인이 역지사지를 논하는 행위는 위선일 뿐이다. 그 위선때문에 현실은 나아지지 못한다.

특히 세월호 참사처럼 책임자가 상황을 비틀고 헤집어 놓는 통에 누구도 도무지 정확히 판단하지 못할 때에는 역지사지가 불가능하다. 가해자가 악독하기까지 하면 비판을 잠재우려는 불순한 의도로 말을 꾸미곤 한다. 대개 '당신이라도 그랬을 것이다.', '당신이 그 입장이라면 잘할 수 있었겠느냐?'라는 물음으로 피해자가 입을 닫게 하려고 획책한다. 반성과 보상만이 정상적이며 우선적인 대안이므로, 가해자가 다른 수를 찾는 시도가 보일 때마다 지탄해야 마땅하다.

언론이라는 탈을 쓴 협잡꾼이 대개 양비론을 도구로 삼는 기계적 중립을 유지한 채 피해자에게 역지사지를 강요하는 사례도 많다. 저들에게 휘둘렸다가는 오래지 않아 참사가 되풀이하여 나타나게 된다. 혀를 뽑고 손가락을 꺾는 수준에 상응하는 처벌체계가 절실하다. 저들은 너무나도 긴 시간동안 넓은 영역에 걸쳐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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