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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밤

wizmusa 2024. 3. 25. 21:56

밝은 밤
최은영 / 문학동네 / 2021-07-27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781066

 

소설은 일제강점기로 시작하여 3대에 걸친 모녀의 이야기입니다. 남편이라는 족속들이 유니콘 하나를 빼면 빌런으로만 나오므로, 여성혐오에 맞서는 주제로 오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보통 한 권 분량에서 3대가 살아온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니 별 수 없는 선택과 집중이 아닐까 합니다. 세상에 흔한 시련인 건 분명 사실이기도 합니다.

방송 중에 남편 바람이 떠올라 담배를 피워 물던 그 시절.


제 소견으로 뭉뚱그려 요약하면 어떻게든 정을 주고 삶을 살아내던 사람들이 갈등했다가 화해하며 다행스럽게도 재회하는 내용입니다.

이제는 몽실언니같은 결말을 받아들일 독자는 없습니다. 그러한 생명력이 악용당할 만큼 악용당한 시대가 제발 종말을 맞길 바라는 소시민으로서, '밝은 밤'의 결말은 헐리우드 영화에 흔한 해피엔딩으로까지 여겨집니다. 메마른 성인이 읽을 만한 소설입니다.

어린이, 청소년 독자에게는 모르겠습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근 80년을 한 권으로 다루면서 시대상 소재에 선택과 집중은 불가피했다고 봅니다만, 선택 기준이 무엇일까 마음에 걸립니다. 저자가 2020년대는 남편만 잘 만나면 태평성대라고 할 리는 없을 겁니다. 그랬다면 일본군 성노예를 앞단에 다루지 않았겠지요. 다만 어린 독자는 저자가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은 시대상을 알아차리기 힘듭니다. 그 시대가 사람의 몸과 마음을 얼마나 망가뜨렸는지 모른다면 모지리를 선택한 판단력만 개인적으로 탓해야 합니다. 옳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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