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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연기를 정말 자연스럽게 잘 하는 배우의 필모그라피를 보다가 놀랐다. 분명 본 영화들이었지만 출연한 줄을 몰랐다. 소위 '찐팬'이 아닌 탓도 있겠지만,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원래 그 인물인 양 연기했기에 동일 인물로 여기지 못한 게 아닐까 싶다.

 

영화 <관상> 이정재 배우 등장 장면

반면 어떤 배우는 존재감을 오롯이 드러낸다. 무슨 연기를 해도 딱 그 아무개 스타일로 보이기는 하는데 사람들은 감동을 받고 찬사를 남긴다. 절대 연기를 못 한다는 평가를 받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부와 명예가 따른다.

 

특히 배우는 유명해져야 돈을 번다. 연기 스타일이 어떻든 유명해져야 출연료를 높이며 광고 모델 같은 부수입도 얻는다. 다만 존재감이 두드러지지 못해서는 유명해지기가 힘들다.

모르는 존재를 사랑하지는 못한다. - 장미 정원을 지나는 <어린 왕자>

유명세를 운운할 정도로 알려져야 하는 연예인 말고도 어느 정도는 평판을 얻어야만 지속 가능한 직업이 상당히 많다. IT 개발자든 영업직이든 컨설턴트든 일반직이든 결국은 조직 내외부 고객에게 선택을 받아야 일을 하는 구조이다. 선택받기 위해서는 존재감이 필요하다. 역량과 실적은 존재감을 만드는 토대이지만, 그러한 역량과 실적이 존재만으로도 두드러지는 직업이나 업종은 별로 없다. 근면 성실한 일꾼을 고객이 인지조차 못하는 안타까운 드라마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다. 선택 받지 못해서 불행해지고 선택하지 못하여 기회를 잃는 셈이다. 경쟁이 심한 곳에서는 사내정치 같은 업이 지닌 본질과 무관한 요소가 크게 작용하기에, 제삼자가 봤을 때에 한심한 그렇고 그런 사건이 더욱 발생한다.

 

주머니 속에 들어가야 囊中之錐가 되든 말든 한다. 

인간은 별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라 원래 잘하는 사람이라도 인맥과 정치는 피할 도리가 없다. 절대 쉽지 않아 노력을 지속적으로 요하는 실력과 정치 사이는 트레이드오프도 심하다. 정치 재능이 평균 이하인 보통 그릇은 정치에 능한 경쟁자를 이길 도리가 없다. 정치만 잘하는 이기주의자가 소속한 조직만이 아니라 나라까지 휘청이게 하는 사례가 증거이다. 어설프게 정치질을 해 봐야 패배하여 버림 받는다. 버림 받기까지 주변 동료를 재물이나 배터리 삼아 연명하는 악행까지 벌이면서 말이다.

 

길을 떠나는 게 답일 때도 있고 비를 기다리는 게 답일 때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조직에서든 시장에서든 웅크리기만 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누군가를 만나야 길이 열린다. 버틸 수 밖에 없는 시기에도 막연히 기다리지 말고 인내가 가능한 환경을 만나야 한다. 찾는다고 꼭 될 일은 아니다.

 

이런 와중에도 선의는 지녀야 한다. 가진 거 없이 받은 거 없이 선의마저 버리면, 언제고 한번은 만날 운을 기껏 만나도 운이 따라주기 전에 놓치고 뺏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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