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낙서장

일본에 받았던 느낌

wizmusa 2019. 10. 11. 01:41

 

Joe Hisaishi가 작곡한 <Summer>를 검색했더니 위 영상이 나왔다. 오래전부터 피상적이자 간접적으로 경험했던 일본이라는 나라에게 느꼈던 이미지가 다시 떠올랐다. 제국주의를 극복하지 않아('못해'가 아닌) 종종 분노하게 하는 존재이지만, 한국와 같은 위도인데도 1년 중 3/4은 눈이 덮인 후지산 같이 신기한 자연환경이 많고 애니메이션이 발달했고 낡았지만 잘 정돈할 줄 알며 이웃나라이면서도 이국적이기에 여행 가고 싶었던 곳으로 여겼다. 내가 일본에게서 받는 긍정적 이미지 총합이 바로 저 사진에 오롯이 들었다. (다만, 저 사진에 나온 인물은 일본인이지만, 장소는 Monte San Biagio Train Station이다. 마땅한 사진을 못 찾았다.)

 

일본인만큼은 아니지만, 제국주의자들만 아니면 일본은 내게도 온전히 소중할 수 있는 존재다. 일본 시티팝이 어린 시절 추억까지는 아니더라도 낯설지는 않은 세대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런 일본이 2019년 들어서는 퇴색한 모습을 숨기지 못하게 되면서 세월이 흘러 세상이 변했음을 절감했다. 2019년 9월 15호 태풍 파사이가 일본 지바에 몰아쳐 대규모로 정전이 났는데 보름이 지나도록 복구하지 못한 곳이 많았다. 복구하지 못했다기보다는 도쿄가 아니라 지방이라 안했다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할 일이었다. 사실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부터 일본이 이전보다는 여러 면에서 쇠락했음을 알 만했어도, 후쿠시마 원전을 경영하는 도쿄전력이 사익만을 추구하다 더 큰 화를 자초했어도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는 일본에 대한 기대가 남았던 터였다. 이제는 아니다.

 

 

분노가 사라진 일본, 감시도 함께 사라졌다[광화문에서/박형준]

15호 태풍 ‘파사이’가 도쿄와 지바를 강타했던 지난달 9일 새벽. 창문 너머 바람 소리가 너무도 강렬해 창문이 깨질까 봐 조마조마할 정도였다. 태풍은 특히 지바에 큰 생채기를 …

www.donga.com

한국이라고 해서 태평성대를 예약해 두지는 않았기에 주제를 모른다고 비난해도 반론할 마음은 없다. 단지 일본이 헛발질을 거듭하는 게 마냥 기분 좋지는 않을 뿐이다. 물론 아베 같은 제국주의자들은 청소해야 마땅하지만 일본이 긍정적으로 이뤘던 가치마저 스러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헛되며 사악한 욕심을 버리면 다시 일어날 기회를 잡을 만하겠다. 그러기를 바란다.

반응형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