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필사를 권하는 글을 종종 봅니다. 성서 필사는 보람찬 일이긴 할 겁니다. 필사 작업 앞뒤로 기도를 함께 한다면 영적인 면에서도 성숙해질 거라 봅니다. 다만, 어지간한 배경지식 없이 성서를 잘 이해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돼지고기가 부정하니 먹지 말라는 레위기 구절을 받아 적으면서 자기 임의로 그냥 피식 웃고 지나가도 될까요? 창세기에 나오는 오난과 같이 다소 난감하거나 뜬금없는 이야기가 많은 구약을 피해 신약만 본다고 해도 맥락을 알 수 없는 이야기가 많은 건 마찬가지입니다. 무려 성서인데, 사도 바오로는 여자 머리 길이 이야기나 식사 시간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합니다. 남녀가 관계를 갖지 않는 게 좋다고 하다가 결혼은 하는 게 낫다고 하더니 홀아비와 과부는 재혼하지 말라고 하기도 합니다...
가끔 목적 없이 예전에 봤던 무언가를 찾아보곤 합니다. 최근에 류이치 사카모토 씨가 회자가 되자 정말 맥락 없게도 그가 만든 하고 많은 음악 중 코믹했던 뮤직 비디오가 어슴푸레 기억났습니다. 제목은 몰랐고 대충 80년대라고만 알고 검색했습니다. 영 찾지 못하다가 나무위키의 한 구절에서 결국 발견했습니다. 번역한 가사를 보니, '너에게 가슴이 큥'이라고 나왔습니다. 가슴이 쿵했다. '心쿵'이군요. 우리나라에서 '심쿵'이라는 어휘를 언제부터 썼는지는 모르겠으나 비슷한 표현을 류이치 사카모토 씨의 밴드가 1983년에 써먹었다니 신기합니다. Yellow Magic Orchestra - 'Kimi Ni Mune Kyun' (너에게 가슴이 큥) 리메이크가 많이 된 노래라고 보았고, 예전에 엔딩 테마만 봤던 애니메이..
625 동란 때에 자신의 부대를 도우러 왔다가 전사한 전우를 기리다가 끝내 곁에 묻힌 황규만 장군의 사연을 보았습니다. 군복무할 때에 부하 장교 부인'들'을 성추행한 사단장을 겪었고 배임과 횡령을 생계형 범죄라고 두둔하는 국방장관과 골프장에 환장한 군장성 틈바구니에서 정말 보기 힘든 미담이었습니다. 70년 만에 전우 곁으로 - 육군 장국이 장병 모역에 묻힌 이유 이렇게 훌륭하기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한국에 장군과 사병 묘역 크기가 달라서는 안 된다고 여기는 양심적인 군인, 더불어 양심적인 공무원이 늘어나길 바랍니다. [국회] "방위사업비리, 생계형 범죄" 한민구 발언 논란 한민구 국방장관이 방산비리와 관련해서 생계형 비리라는 말을 해서 논란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나온 건지 좀 자세하게 알아보죠. ....
최근 들어 이삼십대 청년 남자 사이에 단순히 일베 추종이라고만 설명하기 힘든 반사회적 움직임을 설명하는 키워드를 하나 접했다. 트롤 불특정다수가 즉석으로 구성한 팀 대 팀 싸움을 하는 AOS라는 장르에서 게임사가 오래 전부터 고심해온 문제라고 한다. 고의로 싸움에서 지는 악행과 악행을 벌이는 이를 '트롤'이라고 부른다. 게임 문외한 입장에서는 이해가 쉽게 가지를 않는다. 게임에서 지면 자기 기록도 나빠지건만, 오로지 우연히 한 편이 된 사람을 골탕 먹이겠다는 목적 하나만을 위해 일부러 자폭하는 행위에서 대체 어떤 합리를 찾을 수 있을까? 돌이켜 보니, 게임 밖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사례들이다. 두각을 보이는 형제자매, 심지어 자식을 괴롭히는 가족은 찾아보면 꽤 나온다. 결국 좌절하고 주저앉은 모습을 보며..
언젠가부터 국정운영 설문 결과 차트 색상이 바뀌었다.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 평가에 대해서는 차트 항목의 색깔에 긍정을 빨강색으로, 부정을 파랑 계열로 표시한다. 특정 언론사만 이러는 게 아니라 다들 이렇게 색상 테마를 같이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에는 반대였다. 긍정이 파랑색, 부정이 빨강색이었다. 대한민국 국민 태반이 빨강색은 새누리당색, 파랑색은 민주당색인 것을 안다고는 해도, 이런 식으로 긍부정 색상을 당색에 따라 바꾸는 방식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무지개당이라도 나오면 무지개색으로 바꿔야 한다는 얘기인가? 차트의 가시성이 너무 떨어지게 된다. 긍부정 색상을 정권 따라 바꾸지 않아야 국민이 혼동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
한 아파트 관계자는 “설치 후 ‘경비실이 에어컨을 너무 오래 트는 것 같다’는 민원이 여러 건 관리사무소에 접수됐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1894년 갑오경장으로 반상제도는 없어졌으나 어떤 사람들 머리 속에는 여전히 남은 모양입니다. 가구당 부담액은 340원 정도에 불과했는데도 뭐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기껏 동대표회의씩이나 열면서 경비원들에게 비용을 청구했습니다. 경비원 8명은 약 2만원씩 돈을 모아 전기료를 납부했는데, 노랭이라며 욕을 좀 먹었는지 해당 아파트는 다시 입주민 부담으로 변경했다고 합니다. "에어컨? 차라리 달질 말지" 계량기 감시에 경비원 한숨 서울 최고기온이 32도를 기록한 지난 6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 A씨가 한 평(약 3.3㎡) 남짓한 경비실에 들어섰다. 내부는 더..
무쇠 한스 이야기 - 로버트 블라이 지음, 이희재 옮김/씨앗을뿌리는사람 아들을 둔 부모에게 추천하거나 선물한 책인데, 대체로 반응은 시큰둥했어요. 뜬금없긴 했을 거예요. 육아 정보도 아니고 왕을 운운하기도 하고요. 😅 우리 사회가 체계를 갖추는 도중에 별 당위 없이 계급 고착을 획책하면서, 체제에 복종하며 얌전히 있을 것만을 강요하는 조류가 생겼습니다. 아마 저 누군가들은 인도의 카스트 제도를 선망하는 듯합니다. 물론 상층부는 자기들이 차지하려 드는 중입니다. 그렇게 발생한 억압은 학교에서는 체벌로, 사회에서는 약자에 대한 가혹한 처사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우리에게 내재한 에너지가 야비한 폭력으로 비뚤어지게 발현하는 형국입니다. 이를 걱정해서 나온 책입니다. 이미 내재한 에너지를 부정하게 보는 관점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