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처가라는 어휘의 긍정적 이면
내가 어렸을 적에는 '공처가'라는 어휘가 흔하게 쓰였다. TV 방송에도 코미디나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다. 오로지 공처가라서 일찍 들어가고 밥 짓고 설겆이 하고 애를 업고 빨래하며 청소하는 모습이 우스꽝스럽다는 시절이었다. 친구나 동료의 놀림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이제 와서 돌이켜 보니, 2015년 현재에도 여성 인권이 무참할 때가 태반인데, 내가 어렸을 적인 팔구십년대는 다들 미쳐 돌아가던 시대였다. 그 시대가 얼마나 정신 나간 시대였냐 하면, 부인 기를 죽여야 결혼생활이 편하다며, 주변 남자들이 새신랑에게 아내가 잘 때 몰래 물을 뿌려 오줌을 싼 걸로 착각하게 하여 협박의 꼬투리를 잡으라는 소재가 TV 프로그램에 자주 나왔다. 눈이 시퍼렇게 멍든 아줌마 서넛이 나와서 푼수짓을 하다 남편에게 눈두..
낙서장
2015. 9. 16.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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